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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노화와 텔로미어

뉴스 10 2025. 1. 10. 18:05

사람의 세포는 시간이 갈수록 노화가 일어난다고 한다. 이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텔로미어를 연구해보면 된다. 세포 노화와 텔로미어의 관계를 지금부터 상세히 알아보자.


세포 노화와 텔로미어

사람의 몸에서 떼어낸 젊은 세포를 배양 접시에서 키우면 약 40~60번 분열한 후 세포 분열이 멈춘다. 이는 텔로미어라는 DNA의 끝부분이 점점 짧아지면서 세포가 더 이상 분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를 발견한 레너드 헤이플릭 박사는 이 현상을 헤이플릭 한계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현상은 염색체의 안정성을 위협하며 결국 세포의 노화를 초래한다. 텔로미어를 복구할 수 있는 텔로머라아제라는 효소가 존재하긴 하지만 이 효소는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기 위해 일반적인 체세포에서는 비활성화되어 있다. 흥미롭게도 1997년 실험에서 배양된 피부세포에 텔로머라아제를 주입했을 때 세포가 노화하지 않고 계속 분열하는 것이 관찰되었다.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것은 DNA의 구조적 안정성을 잃게 한다. 이렇게 짧아진 텔로미어는 DNA 끝부분의 노출을 초래하고 세포는 이를 손상으로 인식해 복구하려고 시도한다. 이 과정에서 서로 다른 염색체가 결합되면서 유전체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이는 암세포로의 변이를 촉진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세포는 텔로미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활동을 중단하고 노화 상태로 접어든다. 이러한 텔로미어와 관련된 세포 노화는 인간의 노화뿐 아니라 다양한 질병의 발생 원인으로 작용한다.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는 것은 노화와 관련된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 중요한 과학적 도전이다.

 

좀비 세포와 노화

노화한 세포는 분열을 멈추지만 여전히 생존하며 이를 흔히 ‘좀비 세포’라고 부른다. 이 세포들은 사이토카인이라는 단백질을 지속적으로 분비하며 만성 염증을 유발한다. 사이토카인은 면역 세포를 끌어들여 조직을 공격하게 만들고 염증성 질환이나 당뇨병, 심장병, 치매와 같은 질병을 악화시킨다. 염증성 노화는 단순히 나이가 들어가는 과정이 아니라 신체 전체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인으로 작용한다. 좀비 세포는 배양된 조직에서 파란색으로 염색할 수 있으며 나이가 들수록 이러한 세포의 수가 증가한다. 젊은 백색지방조직은 하얗게 보이지만 중년에는 옅은 파란색, 노년에는 짙은 남색으로 변한다. 이는 노화가 세포 수준에서 점차 심화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지표다. 좀비 세포가 분비하는 사이토카인은 주변 세포들을 좀비로 만들며, 마치 세포 수준에서 종말론적인 상황이 펼쳐지는 것처럼 보인다. 다행히도 최근 연구는 노화 세포를 제거하면 생쥐의 건강과 수명이 크게 향상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콩팥, 심장, 폐와 같은 주요 장기의 기능이 개선되고 염증성 질환의 진행이 완화되었다. 이는 인간에게 적용 가능한 새로운 노화 치료법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노화 과정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후성유전체의 변화다. 세포가 DNA 손상을 인식하고 이를 복구하려는 시도는 본래 생존에 유리한 반응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후성유전체에 큰 변화가 일어나 세포의 정체성이 흐려지고 활동이 중단된다. 신경세포와 근육세포처럼 분열을 자주 하지 않는 세포에서도 노화는 후성유전적 잡음에 의해 세포 정체성이 잃고 기능이 상실되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DNA 손상이 일어날수록 세포는 더 큰 공황 상태에 빠지고, 염증 반응이 악순환을 일으킨다. 생쥐 실험에서 이러한 후성유전적 잡음을 조작했을 때 세포 노화가 촉진되었다는 결과는 후성유전체 변화가 노화의 핵심 메커니즘임을 시사한다. 또한 노화 세포는 주변 환경에 악영향을 미쳐 조직 전체의 기능을 약화시키고 종양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노화는 단순히 시간을 따라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 아니라 세포 수준에서의 복잡한 분자적, 유전적 변화의 결과로 해석해야 한다. 노화 세포를 제거하거나 기능을 회복시키는 방법은 계속해서 연구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인간 수명이 어디까지 늘어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은 참 흥미로운 대목이다.